대한민국 주거 풍속도

뭐든 일단 줄여 말하고 보는 요즘의 언어습관 때문에 영어단어 외우던 청소년이 신조어 공부하는 현대인으로 변했다.
집과 관련된 신조어는 뭐가 있을까. 신조어를 배우며 집에 대한 생각과 시대변화를 들여다보자.

 

 

층견소음

반려 인구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층간 소음에 이어 층견(犬) 소음이 이웃 갈등의 화두로 떠올랐다. 화장실 배수구나 환기구, 열어둔 베란다 창문 등을 통해 다른 세대의 반려동물 소음이 전달되는 것. 역시 동물은 시골집 마당에 풀어두고 키우는 게 최고다.

휘게

덴마크어인 ‘휘게’. ‘편안함, 따뜻한, 평온함, 함께’라는 뜻을 지닌 용어. 소모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 벗어나, 집에서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최근 조성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내부에 산책로와 도서관, 헬스장 등 다양한 공공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따른 셈.

횰로

최근 몇 년 젊은 세대를 관통한 신조어인 ‘욜로(YOLO: You Only Life Once)’와 1인 가구 트렌드를 대변하는 ‘나 홀로’의 합성어. ‘나 혼자 욜로로 산다’는 의미로, 집을 바, 카페, 갤러리, 영화관, 피시방처럼 꾸미고 이를 즐기는 현상에서 나왔다.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한 ‘나래 바’가 대표적인 예.

리터루족

‘return’과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이들을 칭하는 ‘캥거루족’의 합성어. 독립했다가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는 성인들을 일컫는다. 주로, 취업과 결혼으로 독립했던 이들이 높은 주거비용과 육아 부담으로 부모세대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확실히 요즘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애 키우는 거 힘든 거야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신코쿠닝족

‘신(新) 코쿠닝(Cocooning)’ 족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누에고치처럼 집에 붙어만 있는 이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기존의 '코쿠닝족'은 '히키코모리' 처럼 사회와 단절된 이들을 의미했었지만, '신코쿠닝족'의 경우엔 재충전과 휴식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와 단절을 꾀하는 이들을 뜻한다는 점이 특징. 여가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생긴 표현인 셈이다.

스테이케이션

머물다란 뜻의 'Stay'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 멀리 떠나지 않고 집이나 집 근처 카페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행 가면 뭐하나?
사람 많지, 돈 쓰지, 힘들지, 스트레스 받지, 갔다 오면 피곤하지. 휴가철 인파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데가 없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소비를 줄이는 최근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역세권+숲세권+학세권=삼세권!

워낙 식상해서 하나로 묶었다. 역세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역과 인접해서 대중교통 이용이 쉬운 주거 위치를 부르는 말. 이쯤 되면 누구나 알아들을 텐데, 숲세권은 숲과 인접한 주거지. 학세권은 학교와 인접한 주거지를 뜻한다. 이와 유사하게 '초품아'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뜻이다. 집에서 아이의 학교까지 횡단보도 하나 있고 없고에 예민한 부모들이 많은 요즘, 초등학교를 품은 대단지 아파트는 아주 매력적인 주거환경일 수밖에. 자매품으로 호세권(호수), 강세권(강), 공세권(공원), 산세권(산), 의세권(병원)도 있다

올인빌(All in Vill)

내 집 주변에서 각종 편의시설을 손쉽게 누릴 수 있는 ‘올인빌(All in Vill)’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트렌드다.
단지 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보육 시설, 작은 도서관, 피트니스센터, 최근 아침 제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시형 생활 주택도 등장해 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골프 연습장, 주민카페 등 각종 편의시설로 입주민들은
단지 안에서 쇼핑·레저·문화·휴식을 한 번에 모두 누릴 수 있다.